나이 먹고 뒤늦게 도전한 일병행 수험생의 서울 지역 수학 과목 합격 수기. (T는 장문 주의, F는 눈물 주의.)

양** | 2026-02-05

서장 – 졸업 후 7년이 지나고 임용 준비에 도전하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저는 사범대를 졸업했지만 제대로 임용 준비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수학교육과에 진학할 때부터 수학을 과목으로써라기보다 학문으로써 탐구하고 싶어하는 기질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엡실론-델타 논법에 관심이 있었고 대학생 때는 다변수해석학에 관심이 있었고 현대대수학을 배울 때는 더 이상 배울 상위 레벨의 과목이 없는데 증명을 휙휙 넘기는 것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그런 열망 때문이었는지, 대학교 성적에서 수학 과목은 거의 A학점대를 차지했었습니다. (엡실론-델타 논법은 대학교 1~2학년 수학인 미적분학 또는 해석학에 배우는 내용이고 임용수학의 기초에 해당됩니다. 임용수학의 한 과목인 다변수 미적분학은 공식을 적용하는 레벨이고, 다변수해석학은 그게 왜 성립하는지를 공부하는 것이며 임용 범위를 초과합니다.) 한편 교육학은 정반대의 성향을 보였습니다. 학교마다 년도마다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제가 공부하던 시절에는 교직과목에 50%까지 A학점대를 부여하였지만 저는 항상 B~C학점대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직은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수업을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조금씩 저는 교사라는 직업이 제가 갈 만한 길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실패 경험의 누적에 따라 ‘학습된 무기력’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두 학문의 극적인 차이 때문에 저는 졸업하기 전부터 수학과 대학원 진학을 꿈꾸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의 반대와 더불어 집안 사정도 저만 뒷바라지할 만큼 여유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일단 관광시험을 치고 졸업을 하였습니다. 이후 학교에서 2년간 일하면서 전공수학만, 그것도 내용학만, 그마저도 임용수학 문제풀이 스타일의 강의가 아닌 학문 스타일의 강의를 들으면서 관광시험을 두 번이나 더 치고, 그 다음 년도에 수학과 대학원에 진학 후 석사로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박사로 진학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것까지 이야기하기하면 논점이 벗어날 것 같습니다.) 학교로 돌아온 저는 작년에 새로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결국 학교에서 교사로써 살려면 임용시험을 공부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절대 시작할 것 같지 않았던 임용 수험생으로써의 삶을, 그것도 일병행하면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엔 경쟁률이 많이 낮아진 것도 한몫 했습니다. 서울 지역 기준 수학 임용 경쟁률은 제가 졸업하는 해 13.05 대 1이었고, 그 다음 년도에는 18.09 대 1이었습니다. 몇 년간 두 자리수 대 1이 당연했고, 상술한 여러 가지가 겹쳐 저는 몇 년간 ‘임용시험은 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해 수학 임용 TO가 많이 늘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늦게 정보를 찾아본 저는 제작년, 작년 경쟁률이 4~5 대 1이라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배신감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이렇게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 있는 동안 세상이 변했구나 하면서 허탈하기도 했었습니다. (그와중에 올해는 고교학점제 개선안 발표로 인해 교사 TO를 더 늘렸죠? ㅎ) 정보를 조금만 일찍 알았어도 기간제 계약 따위 하지 않고 그냥 올인했을 텐데 하면서 후회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졸업한 지 7년이 지나서야 저는 제대로 임용시험 공부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1장 1절 – 교육학 강의를 선택한 이유 및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 1장 2절 – 교과 내용학 강의를 선택한 이유 및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 교육학 및 교과 내용학 강의는 타 학원 강의를 1년 동안 수강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타 학원 강의를 메인으로 커리를 따라갔기 때문에 이 수강후기에는 적지 않는 쪽이 맞겠다 판단이 들어 생략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수강한 강의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비댓으로 답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장 3절 – 교과 교육학 강의를 선택한 이유 및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 교과 교육학(통칭 수교론)은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보나 다름없었기에 역시 기초부터 파이널까지 도와주실 분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유튜브에서 여러 분을 검색하다 희소쌤플러스에서 새롭게 데뷔하시는 이지윤교수님의 수교론 및 수교재 키워드 정리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합격설명회 강의도 듣게 되었고 교육학과 내용학은 타 학원의 강의를 들음에도 수교론만 희소쌤플러스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년 커리의 모든 강의를 인강으로 수강하였습니다. 교수님의 강의의 특징은 첫째로 방대한 수교론의 내용을 교수님의 교재 및 강의로 핵심 위주로 잘 설명해주신 점이었습니다. 둘째로는 A to E 강의인데, 이것은 기출문제를 분석해 빈출/기출/미기출로 핵심 개념들을 재구성하여 A단계부터 E단계까지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이 강의를 기반으로 A단계부터 C단계까지 단권화 노트에 정리하였고 이후 문풀 또는 모고 강의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을 추가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올해는 어려워서 손도 못 대는 문제들도 있었고(반영적 추상화 다 아는 내용이라 하지만, 이걸 대체 답안에 어떻게 적으라는 건지 몇 번이고 읽어봐도 종잡을 수 없었습니다), 내용학에서는 유한체 위에서의 갈루아 군, 수교론에서는 장비에르 등 내용학 수교론 모두 객관식에서 서논술형으로 바뀌고 한 번도 안 나온 내용들 막 나왔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이번에 생소하고 지엽적인 내용을 많이 물어봤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빈출 기출 내팽겨치고 시험에 안 나오는 것만 보면 안 됩니다. 어차피 수험생들 대부분이 틀리는 문제는 맞추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것이거든요. 알면 땡큐지만 모르면 일단 제끼세요. 근데 빈출과 기출에서 틀리면 출혈이 큽니다. 내가 아무리 잘 정리한다 한들 모든 것을 다 가져갈 수 없고, 뒤통수치는 문제는 무조건 있습니다. 그러니 잘 나오는 개념 먼저 다 챙겨놓고 나머지는 그때 가서 챙겨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수님의 강의는 임용시험을 기준으로 무엇이 중요한지 잘 정리해주는 강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장 – 2차 준비 솔직히 2차 준비는 1차 깡패라서 무난하게 준비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대체 뭘 시험보는 건지도 몰랐고요. 1차는 어떻게든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하면 되는데, 2차는 내가 직접 떠들어야 하고 연습할 장소도 마땅치가 않고, 일병행이다 보니 스터디도 구하기가 어렵고 파토가 많이 났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쉬는 시간 연습시간 쪼개서 남는 강의실에서 혼자 연습했네요. 수업실연은 수교론 강의를 하신 이지윤교수님이 2차 강의도 하셔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차 강의 책으로 A to Z 책을 쓰셔서, 이 책의 기출문제 및 연습문제를 기준으로 연습했습니다. 방학 전까지는 학교에서 공강시간에 남는 교실을 찾아 연습했고, 방학 후 일주일 동안은 매일 중1~고1 한 차시씩, 하루에 4차시를 연습했습니다. 면접은 타 학원 강의를 기반으로 전체적인 틀을 다지고, 온라인으로 스터디를 모아 면레 책 연습문제로 아웃풋을 하였습니다. 2차 시험 후기는 사실 한 달 동안 무엇을 연습했나 싶을 정도로 잘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수업실연, 면접 둘 다 관리번호를 끝에서 두 번 째로 뒷번호를 뽑아서 대기만 3~4시간 해서 지친 것도 있을 거요. 수업실연의 경우 이번에 지도안도 실연조건도 생소해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한 느낌이었고 면접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1차 때와 똑같이 2차도 결국 상대평가로 점수가 매겨지는 면이 있기 때문에 시간만 잘 지키고 목소리만 크게 내면 된다! 라는 마음으로 임했고 조금은 당황했지만 잘 마무리했습니다. 3장 - 상대평가임을 이용하라. 학자 되려고 하지 마라. 임용시험은 규준지향평가, 즉 상대평가입니다. TO에 따라 그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임용시험에 걸맞는 사람은 완벽한 자가 아닙니다. 저는 이 마인드가 교육자로써도 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내가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결국 다른 선생님이든 학생이든 학부모든 정책이든 완벽해야 한다고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에게 ‘그래도 된다’라는 허용적 마인드를 준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어느 교사가 더 바람직하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이한 마음으로 대충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주어진 시간 안에 다른 문제 못 풉니다. 제가 그래봐서 잘 알거든요. 위에서 상술했듯 저도 학자식 마인드가 강해서 지적 욕구가 생기면 그냥 넘어가기 쉽지 않았습니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에 따르면 먹고 살 만해서 그랬나보죠? ㅋㅋㅋ) 저는 처음 봤던 관광시험 때 ‘일차분수변환(선형분수변환)’이라는 것을 시험장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상황을 맞이했으면 잘 모르는 개념이지만 일단 넘어가서 아는 것부터 풀던가, 또는 정확하진 않더라도 ‘이런 개념 같다’고 추론해서 문제를 빨리 풀고 넘어가는 둘 중 하나의 방식을 택했어야 하는데 저는 ‘이 개념이 무엇일까’를 탐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제가 볼 땐 아주 답답했지요. ㅎㅎ 그런데 제가 제대로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임용시험은 교사를 뽑는 시험이지, 수학자를 뽑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과목 선생님들도 각자 과목에 다 해당되는 사항이십니다. 심지어 저도 공부를 하고 나니 내용학뿐 아니라 교육학이나 수교론에서도 지적 욕구가 이것저것 생기더라고요. 예를 들어 수교론에서 국소적 조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세 성질이 나오면 하나를 기본성질로 설정하는 것이 ‘정의하기’, 이로부터 나머지를 연역적 정당화하는 것이 ‘증명하기’잖아요. 그런데 ‘찾은 성질들이 명제로써 동치관계가 아니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할 수 있잖아요. (실제로 제가 들었던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마름모라면 마름모 특유의 성질도 있지만 평행사변형으로써의 성질도 있으니 그럴 수 있잖아요.) 제가 수교론이라는 학문을 더 배운 것은 아니기에 얼마나 의미 있는 질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학자로서의 마인드로써는 참 훌륭한 질문이거든요. 근데 이런 것들은 임용시험에 안 나옵니다. 수교론에서 도구적 이해와 관계적 이해에 대해 배우고 마치 관계적 이해가 더 좋은 것인 듯한 뉘앙스를 보이지만, 그렇다고 도구적 이해가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도구적 이해가 좋을 수 있는 경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잖아요. 그리고 저희가 배우는 전공수학에는 솔직히 도구적 이해가 훨씬 비중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그린 정리가 왜 성립하는지 아시나요? 유수 정리는 왜 성립하죠? 가우스-보넷 정리는 왜 성립하죠? 사실 이거 다 대답 못하셔도 됩니다. 아니, 오히려 이 세 개 다 대답할 수 있는 분은 아직 임용시험 보실 준비가 덜 되셨다고 볼 수 있어요. 왜냐면 임용시험은 이것들이 ‘왜 성립하는가’를 묻는 게 아니고, ‘이것을 적용할 수 있는가’. 즉 관계적 이해가 아닌 도구적 이해의 측면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답할 만한 분은 그만큼의 인지적 용량이 머릿속을 잡아먹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험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전공수학으로 치자면 소위 말하는 ‘해’,‘대’,‘위’는 관계적 이해가 조금 더 중요한 과목이죠. 그런데 그마저도 해석학이 관계적 이해가 제일 중요하고, 그 중요성은 뒤로 갈수록 적어집니다. 복미정선이확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즉 어떤 과목에서 얼만큼 관계적 이해가 필요하고 어디서부터는 도구적 이해로 충분한지 꼭 아셔야 합니다. 한 급 더 구체적으로는 각 과목에서 교수님이 제시하신 설명까지만 생각하시면 충분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상의 ‘왜’를 생각하는 것은 저와 같은 전철을 밟는 행위입니다. 그게 나쁜 것은 아닌데요. 좋은 교사와 고민하는 교사도 일단 교사가 된 다음이지 않겠습니까? 진짜 이것 때매 고민되어서 외생적 인지부하 오겠다 하지 않는 이상 넘어가세요. 학문적인 탐구는 수험생으로서는 독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길게 조언한 이유는 저를 아는 일부 선생님 및 지인들이 ‘선생님은 수학과 대학원도 졸업했으니 그만큼 수학을 더 잘 알아서 1년 공부해서 합격한 거 아니냐’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위에 상술한 내용들을 보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학과 대학원에서 배운 수학적 역량은 분명 저를 도와주었지만, 그것이 임용시험에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성공비결은 그저 성실과 꾸준함과 노력이었습니다. ^^ 4장 – 일병행? 가능하긴 하다. 근데 웬만하면 하지 마라. 하지말라면하지마... 제가 일병행임을 드러내긴 했는데, 사실 처음부터 ‘일하면서 공부해야지!’라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원 다녀온 후 다른 일 하다가 기간제 하면서 문득 ‘결국 교사 할거면 임용시험 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공부를 하게 된 겁니다. 일병행을 할 고민이 되신다면, 제가 모든 상황을 다 판단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면 하지 마세요... 저 너무 힘들었거든요. 일단 일병행을 하게되면 일하는 만큼 체력 및 공부시간이 깎이는 것도 있지만, 일병행을 하면서 공부에 올인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됩니다. 임용시험이 올인 따로 뽑고 일병행 따로 뽑는 시험이 아니잖아요. 이 시험은 결국 공부한 만큼 싸움이 되는데, 나는 지금 학생들 청소 시키고 있고 생기부 적고 있고 공문처리 하고 있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문제 만들고 있는데 남들은 공부를 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를 해야 붙는 시험인데 공부를 못 해서 스트레스가 됩니다. 뭐 학교 분위기 따라 다르겠지만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을 부서에서 안 좋아하는 분위기라던가, 또는 말을 안 듣는 학생이 반항하는 상황 등이 발생할 수도 있고요. (감사하게도 저는 부서에서 하루 죙일 공부를 해도 오히려 부서 선생님들이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올인하셨던 선생님 대비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물론이고, 생활안전지도부에 배정되어 항상 다른 선생님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조례 시간 전 1시간, 종례 시간 후 1시간을 기재유보 교내봉사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매일 하루에 2시간씩 학교를 종횡무진하면서 청소에 써야만 했습니다. 원래는 기재유보 교내봉사 학생이 없으면 쉬어야 하지만, 이 학생이 교내봉사가 끝날 때쯤 저 학생이 교내봉사로 들어오고, 그 학생이 교내봉사가 끝날 때쯤 다른 학생이 교내봉사로 들어오고... 1년 동안 계속, 제 시험 준비도 해야 하는데 이놈들은(ㅋㅋㅋ) 작정한 것마냥 교내봉사 릴레이를 하고 있으니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터디는 엄두도 못 냈고, 그저 강의를 꾸준히 듣고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집에 와서 공부해야 하는데 중간고사 기말고사 문제 낸 것에 오류가 발견되서 다시 만든다던가, 월담하다 제 눈 앞에서 걸린 학생들 제가 직접 잡아다 생안부로 끌고와 기재유보 교내봉사를 받아 결국 제가 데리고 다니면서 청소시키기도 하고요. 그와중에 1차 시험 1주일 전에는 원래는 저경력 기간제라 예정에도 없던 수능 감독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명단에는 있지도 않았는데, 3명의 감독 예정이셨던 선생님이 펑크가 나는 바람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은 감독관인데 일주일 후면 수험생이구나 하는 마음에 뒤숭숭하긴 하더라고요. 매일매일 아니 매시간매시간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게 학교생활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연차가 오래된 기간제 선생님들은 임용을 포기하시더라고요.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그만둘까 고민 많이 했지만, 그 전 직장을 계약만료가 아닌 자발적 퇴사로 그만둔 저는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기에 결국 일병행을 하기로 마음먹은 거고, 1년 해보고 잘 안 되면 다음연도엔 계약만료하고 실업급여랑 퇴직금으로 학원비 퉁쳐서 올인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번에 그렇게 안 되었지만요. 그러니 웬만하면 올인하세요 ^^;; 종장 – 공부 마인드 및 멘탈 잡기 제가 1년 동안 공부한 마인드와 멘탈 관리는 교육학 강의를 들은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행했습니다. 첫째로는 ‘컷+12’를 목표로 잡고 공부한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2차 시험까지 치르고 보니 정말 맞는 말입니다. ‘1차에서 1점 올리기’ vs. ‘2차에서 1점 뒤집기’ 둘 중 무엇이 쉽냐? 단언코 전자입니다. 애초에 말부터가 1차는 올리는 거고 2차는 뒤집는 거잖습니까? 참으로 간사한 말이지만 1차에서 모르는 문제 나오면 어차피 다 틀릴 문제니 제끼고 다른거 풀면 됩니다. 하지만 2차에서 모르는 문제 나오면 무응답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1차와 2차에서 다루는 문제의 양 자체도 다르고 채점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뒤집는다는 것은 신화에 가까운 이야기고요. 물론 그것을 해낸 선생님들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그분들이라고 해서 1차는 대충 컷 근방에서 붙고 2차는 뒤집으면 된다고 전략을 짜신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1차 컷+12라는 게 말이 쉬운 거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그치만 어차피 임용시험은 상대평가고요, 이 시험에서 완벽하게 잘 보고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단언하자면 이 시험 보고 나왔을 때 ‘아 망했다’라는 생각 드신다면 상당히 정상이십니다. 저는 전공B 시험을 끝나기 5분 전 제가 쓴 답안을 검토하던 중 틀린 내용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고치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결국 답을 제대로 고치지 못한 채 펜을 내려놓고 방금 전까지 고친 답안을 보았는데 제가 답을 잘못 고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답, 고친 답 모두 오답이고 제대로 된 답은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었지만 이를 적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망했다고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결과는? 저도 망한 시험이었지만 다른 분들보다 덜 망해서(^^) 컷+15점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강조하신 것은 ‘시간 양치기&자신의 공부 장소에서 탑을 찍어라’입니다. 제가 방금 전 ‘남들보다 덜 망해서’ 컷+15가 되었다고 말했지만 그게 운이 좋아서 발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술했듯 저는 일병행 수험생으로써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올인하셨던 선생님 대비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물론이고, 생활안전지도부에 배정되어 기재유보 교내봉사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매일 하루에 2시간씩 학교를 종횡무진하면서 청소에 써야만 했고, 수능 감독도 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교내봉사를 지도할 때는 거의 매일 패드를 들고 다니면서 교육학을 키워드 위주로 복습하였습니다. 학생들 자습 시간, 야자감독 시간, 교무실에서 쉬는 공강 시간 등등 쉴 수 있는 시간은 다 끌어모아 누구보다 제일 열심히 문제를 풀었고 모고를 풀었습니다. ‘저 학생들보다 내가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라는 독한 마음으로요 ^^ 방학 때는 독서실에서 살다시피 했고, 황금연휴 때도 딱 하루만 쉬었습니다. 또한 9월부터는 전공 토요시험반에 등록해서 평일에 근무 다 하고 저녁에 수업 다 듣고서도 토요일 아침에 노량진 가서 시험 보고, 남는 시간에는 모고 풀이 강의를 듣고 정리하고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왔습니다. 9월부터는 황금연휴 때 딱 하루 빼고는 쉬는 날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오죽하면 저와 같이 근무했던 한 선생님이 제가 1차 시험 끝나고 일주일간 노는 동안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여유롭게 휴대폰 하는 것을 처음 봤다’고 말했으니 말 다했죠. 세 번째는 배수털기와 귓등듣기입니다. 저는 매일 출퇴근하는 버스에서 인강 남는 배수 또는 유튜브로 교육학 및 수교론 강의를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출퇴근을 했습니다. (잠이 부족하여 거의 반 정도만 듣고 반은 자느라 못 들었던 것 같은데... ㅎㅎ) 때마침 모 통신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데이터를 뿌리던 시점이었기에, 오고가면서 데이터 걱정 없이 마음껏(ㅋㅋㅋ) 강의를 들었습니다. 자기 직전에도 강의를 ASMR마냥 틀어놓고 잤고요. 써놓고 보니 저도 참 대단하게 살았다. 어떻게 저렇게 살았나 싶네요. 하기 싫은 일에는 핑계가 보이고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간절한 마음이었기에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네 번째는 ‘할 수 있다’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교직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학습된 무기력이 있었습니다. 학습된 무기력은 실패경험의 누적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성공경험을 누적시키는 것입니다. 1~2월 강의 처음 들을 때만 해도 교육학 용어 하나도 모르던 내가 모고 때 어떻게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두 페이지의 교육학 답안지를 쓸 수 있게 된 것, 모르는 문제 있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풀고 강의를 들으면서 내 것으로 만든 경험, 전혀 이해가 안 되던 문제풀이를 두 번 세 번 되짚어보고 씹어삼켜서 동형문제를 풀어낸 경험 등 여러 수험생으로서 당연해 보이는 것을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마시고 성공경험의 누적으로 자신의 안에 쌓아 두세요. 그러면 자기효능감이 채워질 것입니다. 교육심리 과목에서 능력에 대한 견해, 마인드셋에 대해 배우잖아요. 또 학습된 무기력과 자기효능감에 대해서도 배우고요. 근데 생각해보니 인생 살면서 누구든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는데, 나도 분명 성공경험들이 있는데 그것은 옆에다 밀어 놓고 그동안 실패경험에 얽매여 그것의 노예로 살아왔던 게 너무 억울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인드부터 싹 바꾸기로 했습니다. 매일 같이 일어나는 일상 속에서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넘어간다면 당연한 삶을 살 것이고, 매일을 기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졸업한 지 8년만에 여러 가지 사건이 겹겹이 일어나서 TO가 확 늘었던 것과 졸업 이후 아무 생각이 없던 제가 마침 이 때 시험에 도전한 것 등은 천운이죠. 그렇지만 그저 천운만 바란다고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면 절대 일병행하면서 붙는 기적은 경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 기적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것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저 때는 경쟁률도 경쟁률이었거니와 제게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다고 마음먹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어쩌면 우리가 만나게 될 학생들이 그런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나부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됩시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